밑줄긋기

나목, 박완서 1970

이니그마7 2020. 3. 21. 01:44

  ... <사랑하는 진이 오빠> 나는 진이 오빠의 금속성으로 비정한 눈과 굳게 닫힌 얄팍한 입술을 생각했다. 그는 절대로 너절한 답장 따위는 안 쓸 게다...(중략)... 그러나 답장은 안 주셔도 좋습니다. 사랑하는 진이 오빠. 좀 쑥스럽지만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. 이웃의 개 짖는 소리도 안 들리게 넓은 집에 외롭게 살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. 이 무섭도록 완벽한 적막을 견디는 길은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을, 사랑하는 남자, 사랑하는 친구, 사랑하는 혈연을 가졌다는 믿음뿐입니다. 그럼 안녕ㅡ


  어머니의 그 독특한 마른기침 소리가 나고 그것에 호응해서 문풍지가 울고 분합문과 채양이 떨었다.

 

 
<나목> 中,  박완서1970